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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해도 될까?

    선입견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보이는 사람의 진짜 모습

    서론|우리는 생각보다 빨리 사람을 판단한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우리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상대에 대한 느낌을 갖는다. 표정과 옷차림, 말투와 목소리, 몇 마디의 대화를 통해 ‘좋은 사람 같다’,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다’라는 판단을 내린다.

    첫인상은 분명 필요하다. 문제는 처음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첫 만남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을 그 사람의 약 30%라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아직 보지 못한 부분은 70%나 남아 있다. 그런데 처음 본 30%만 가지고 사람을 선택하거나 관계를 결정한다면 어떨까. 아직 알지 못하는 70% 때문에 그 판단이 빗나갈 가능성 또한 그만큼 커진다.

    그래서 사람을 잘 본다는 것은 빨리 판단하는 능력이 아니라, 충분히 볼 때까지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본론 1|왜 우리는 ‘삼세번’이라고 했을까

    우리에게는 오래전부터 익숙한 말이 있다.

    “삼세번은 해봐야지.”

    한 번 해보고 모든 것을 결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실패해도 다시 해보고, 사람을 만나도 조금 더 지켜보라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 있다.

    사람과의 만남도 비슷하다.

    첫 번째 만남에서는 외모와 말투, 분위기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강하게 들어온다. 두 번째 만나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생각이나 태도가 조금씩 나타난다. 세 번째쯤 되면 처음 느꼈던 인상과 실제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삼세번’은 단순히 숫자 세 번을 의미한다기보다 한 번의 경험으로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는 삶의 태도로 볼 수 있다.

    첫인상은 참고할 정보이지 최종 판결문이 아니다.

    본론 2|나는 그 사람을 보는가, 내 생각을 보는가

    더 흥미로운 것은 같은 사람을 보고도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다는 점이다.

    말이 적은 사람을 누군가는 ‘답답하다’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신중하다’라고 한다. 자기주장이 분명한 사람을 ‘당당하다’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집이 세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같은데 왜 평가는 달라질까?

    우리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살아온 경험과 가치관이라는 렌즈를 통해 상대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입견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무조건 상대를 믿는다는 뜻이 아니다. 위험을 무시하라는 것도 아니다.

    성급하게 믿지도 않고, 성급하게 미워하지도 않는 것이다.

    조금 더 보고, 조금 더 듣고, 말과 행동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판단을 잠시 늦추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본론 3|말재주보다 중요한 ‘말의 질량’

    사람을 제대로 보는 데 시간이 필요하듯, 사람의 마음에 닿는 말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의 말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말을 들었는데도 금방 잊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누군가의 짧은 한마디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기도 한다.

    그 차이를 ‘말의 질량’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같은 “괜찮아”라는 말이라도 그 사람이 얼마나 듣고, 이해하고, 경험한 뒤에 하는 말인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말의 힘은 화려한 표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 쌓인 생각과 경험, 상대를 향한 진정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의 질량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의외로 말을 줄이고 듣는 것이다.

    상대가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내가 바로 판단하거나 반박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는 것. 그 시간이 쌓이면 생각의 밀도가 달라지고, 생각의 밀도가 달라지면 한마디의 무게도 달라진다.

    결론|좋은 인연은 ‘빨리 고르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인연을 맺고 싶어 한다. 그래서 때로는 사람을 빨리 파악하고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처음 보이는 30%만으로 사람 전체를 결정한다면 아직 보지 못한 70%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인연은 사람을 빨리 고르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충분히 볼 줄 아는 데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삼세번의 여유를 가지고 조금 더 보고, 내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조금 더 듣는 것. 그리고 말을 하기 전에 내 생각과 경험을 충분히 채우는 것.

    사람을 보는 눈과 말의 힘은 결국 서로 다른 공부가 아니다.

    충분히 보고, 충분히 듣고, 그다음에 판단하고 말하는 것.

    다음에 누군가를 처음 만난다면 한 번쯤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이 사람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처음 보인 30%만 보고 그 사람의 100%를 결정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