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갈등과 조직 갈등은 왜 닮았을까? 좋은 리더가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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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회사는 전혀 다른 공간처럼 보입니다.

가족은 사랑과 정으로 이어진 관계이고, 조직은 목표와 성과를 위해 모인 관계입니다.

그런데 갈등이 일어나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라울 만큼 비슷합니다.

부모는 말합니다.

“자식이 말을 듣지 않는다.”

조직의 리더도 말합니다.

“요즘 직원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

부부 사이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몇 번을 말해도 사람이 안 변해.”

직장에서도 비슷합니다.

“아무리 가르쳐도 달라지지 않아.”

장소만 달라졌을 뿐 갈등을 바라보는 방식은 닮아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먼저 상대를 바꾸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질문을 바꾸어보면 가족 문제를 넘어 조직의 리더십까지 새롭게 볼 수 있습니다.

구성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정말 구성원만의 문제일까요?

가족의 간섭과 조직의 지시는 생각보다 닮아 있다

부모는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며 조언합니다.

리더도 조직이 잘되기를 바라며 구성원에게 지시합니다.

둘 다 출발점은 좋은 의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자녀의 생각을 듣지 않고 자신의 경험만 계속 이야기하면 조언은 간섭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가 구성원의 상황과 업무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만 기준으로 지시한다면, 그것은 리더에게는 지도이지만 구성원에게는 일방적인 통제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족과 조직의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관계가 가까울수록, 그리고 권한이 클수록 내가 상대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내 자식인데 내가 모르겠어?”

“내 직원인데 내가 모르겠어?”

하지만 오래 함께 있었다는 사실과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가족에게도 공부가 필요하듯 조직의 리더에게도 사람을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구성원이 문제일 때 리더의 공부는 시작된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구성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도 있고, 협업이 어려운 사람도 있습니다.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리더에게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더 필요합니다.

“나는 이 문제를 다룰 만큼 준비되어 있는가?”

보통은 구성원의 부족함부터 찾습니다.

하지만 리더십의 관점에서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 업무가 반복해서 막히는지,

왜 같은 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지,

업무 기준이 명확한지,

구성원이 역할을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리더 자신의 설명 방식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이것은 직원의 잘못을 리더가 대신 책임지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리더가 자신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하게 찾는 것입니다.

여기서 앞서 살펴본 가족 관계의 원리가 다시 등장합니다.

상대를 탓하는 순간 해결의 열쇠를 상대에게 넘기지만, 내가 할 일을 찾기 시작하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주도권이 돌아옵니다.

좋은 리더는 답을 빨리 주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리더라면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받으면 곧바로 방향을 제시하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내놓아야 유능한 리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지식이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답을 가지고 있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중요한 능력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말을 듣고,

문제가 어디에서 생겼는지 관찰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연결하고,

필요한 질문을 던져 구성원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리더가 말을 줄일수록 조직의 정보가 더 많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리더가 답을 정해놓고 회의를 시작하면 구성원은 리더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찾게 됩니다.

반대로 리더가 먼저 질문하고 충분히 들으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침묵은 리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닙니다.

때로는 조직을 읽는 시간입니다.

권위는 직책에서 주어지지만 신뢰는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직책을 받으면 권한은 생깁니다.

그러나 신뢰까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녀가 모든 말을 받아들이지 않듯, 상사라는 이유만으로 구성원이 마음까지 따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의 권위는 조금 다르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내가 위에 있으니 따라라”가 아니라,

“내가 이 조직과 사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므로 함께 갈 방향을 설명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오는 권위입니다.

그러려면 리더에게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업무 지식만 공부해서는 부족합니다.

세대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구성원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사회와 기술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일하려 하는지를 계속 살펴야 합니다.

많이 아는 리더보다 계속 배우는 리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려 하지 말고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조직에서는 흔히 사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동기부여를 하고, 평가하고, 보상하며 성과를 높이려고 합니다.

물론 제도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만으로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리더십을 조금 다르게 정의해볼 수 있습니다.

좋은 리더는 사람을 잘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다.

자신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고,

의견을 말할 수 있으며,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실수에서 배우며,

자신의 일이 조직 전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런 환경에서는 감시와 명령을 계속 강화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가족에서도 비슷합니다.

좋은 부모가 자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사람이 아니듯, 좋은 리더도 구성원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환경과 방향을 만들어주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가족에서 시작한 공부가 사회로 이어진다

가족은 우리가 처음 만나는 작은 사회입니다.

듣는 법도 가족에게서 배우고, 말하는 법도 가족에게서 배웁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과 권위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가정에서 처음 경험합니다.

그래서 가족 관계의 공부는 집 안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이 조직에 가면 구성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까운 사람의 말을 듣고, 자신의 고집을 돌아보고, 상대에게 맞게 설명하는 법을 배운 사람은 그 경험을 사회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성은 가정용과 사회용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관계 방식은 가정에서 조직으로, 조직에서 다시 사회로 확장됩니다.

그래서 사회를 바꾸는 가장 작은 출발점은 의외로 거창한 제도에만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 앞의 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가족을 고치려고 했던 사람이 가족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직원을 움직이려 했던 리더가 구성원을 공부하기 시작하며,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던 사람이 상대에게 필요한 말을 찾기 시작하는 것.

그 변화가 쌓이면 관계가 달라지고 조직문화도 달라집니다.

우리는 좋은 리더를 흔히 많은 사람을 이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렇게 다시 정의해볼 수 있습니다.

좋은 리더란 사람을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힘으로 함께 갈 수 있도록 자신부터 끊임없이 갖추는 사람이다.

가족 갈등에서 시작한 질문은 결국 여기까지 이어집니다.

“상대가 왜 변하지 않는가?”가 아니라
“나는 이 사람과 함께 갈 만큼 성장하고 있는가?”

어쩌면 이것이 가정과 조직을 함께 살리는 새로운 관계 공부의 시작일 것입니다.